
회의적인 회의
회의적인 회의
오늘도 회의는 산으로 넘어갔다.
기획 의도와 어긋나는 것 같았고,
흘러가는 방향이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.
그런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.
“네, 일단 그렇게 해보겠습니다.”
자리로 돌아와서 보니,
아까 그 화면은 문제 정의가 흔들린 상태였고,
그 수정사항은 사용자보다 내부 설득을 위한 결정이었고,
우리는 속도를 이유로 판단을 미뤘다..
그때는 왜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.
생각은 있었는데, 언어가 늦게 도착했다.
아니면, 용기가 늦게 도착했는지도 모른다.
디자이너는 결과물이 있어야한다.
그래서 회의에서의 한 마디는
그 이후 몇 주의 작업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걸 안다.
그 무게를 알기 때문에
나는 종종 침묵을 선택한다.
괜히 흐름을 멈출까 봐.
하지만 가끔은 그 순간의 침묵이
더 큰 수정과 더 많은 리소스를
만들어내는 건 아닐까 싶다.
그래서 나는 오늘도
회의가 끝난 뒤에야 용감해진다.
일단 퇴근..!